언론보도“엄마 보고 싶었어”…요양병원 면회 첫날 경기도 곳곳엔 웃음꽃과 눈물바다 (2021.09.13)

효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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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을 일주일 앞 둔 13일 오전 수원보훈요양원 면회실에서 아버지 이주환씨(93)를 면회 온 딸 이순복씨(70)와 이순애씨(63)가 손을 맞잡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요양병원·시설에서 환자와 면회객 모두 백신 접종을 마친 경우 대면 면회를 허용한다. 조주현기자


“우리 엄마 얼굴 두 달 동안 못 봐서 너무 속상했는데 오늘 봐서 좋다. 사랑해”

정부의 코로나19 추석 특별방역대책으로 13일부터 요양병원 방문 면회가 허용되면서 경기도 곳곳에선 상봉의 눈물이 터져 나왔다.

이날 오후 2시 용인시 기흥구 효자병원 지상 1층 면회실.

90대 어머니 앞에선 중년의 남매는 한없이 어린 아이였다. 휠체어를 탄 90대 노인이 나타나자 50대 남매 3명은 “우리 엄마다”라며 방방 뛰었다. 이윽고 휠체어 뒤에서 자세를 낮추고 모친과 함께 사진을 찍은 이들은 노인의 손을 만지작거리며 “왜 이렇게 살이 빠졌어”라며 울먹였다. 불편한 데는 없는지, 밥은 잘 먹는지 등 이것저것 물어본 이들에겐 10분의 면회제한이라는 이별의 시간이 찾아왔다. 팔로 머리 위 하트를 그린 이들은 “엄마 사랑해”라며 노인을 꼭 끌어안았다.

이상철씨(57ㆍ가명) 부부도 어머니 황점순씨(85ㆍ가명)를 만났다. 이들은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못한 탓에 유리창 사이를 두고 핸드폰으로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었으나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이씨 부부는 5년 전 이곳에 입원한 어머니를 일주일에 한 번씩 꼭 찾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인 지난해 3월부터 어머니 얼굴을 본 것은 고작 7번. 마지막 면회가 6월 중순이다. 오매불망 방문 면회 제한이 풀릴 때까지 기다리던 이 부부는 정부의 발표를 듣고 부리나케 면회를 신청했다.

이씨는 “어머니가 병원에만 있다 보니 기억력이 가물가물해져 자식들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거 같다”면서도 “추석을 앞두고 어머니를 봐서 너무 좋다. 오래오래 살았으면 한다”고 웃었다.

이순복씨(70) 자매도 수원보훈요양원에서 만남의 기쁨을 누렸다. 두 달 만에 만난 아버지 이주환씨(93)를 보고 눈물을 흘린 자매는 아버지의 손을 꼭 잡았다. 곧이어 병원을 떠날 시간이 되자 자매는 “다음 면회 때 아버지 먹고 싶은 음식 꼭 갖고 올게”라며 손을 흔들었다.

한편 요양병원 대면ㆍ비대면 등 어떠한 형태의 방문 면회 제한은 4차 대유행 이후인 지난 7월12일부터 전날까지 진행됐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추석 특별방역대책의 일환으로 이날부터 2주간 면회를 허용함에 따라 경기도내 310개 요양병원에선 백신 접종자에 한정, 대면면회가 가능하게 됐다.





(※ 기사원문에 타 기관 현장사진이 포함되어 있어 부득이 자체 촬영사진을 추가 게시합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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